조국 “윤, 거부권은 폭탄주 퍼마시듯 사용하는 권한 아냐”
조국 “윤, 거부권은 폭탄주 퍼마시듯 사용하는 권한 아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0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은 폭탄주 퍼마시듯 마음대로 사용하는 권한이 아니다"라면서 "대통령이 부분의 이익을 위해 거부권을 사용할 경우 공익 실현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조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 수용 촉구 기자회견’에서 "거부권은 절차와 실체에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을 때 한해 행사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채상병 특검법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윤 대통령은 21일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조 대표는 "선거가 끝나고 국회에서는 더 공정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밝히자고 채상병 특검법을 의결해 정부로 보냈는데, 대통령실은 즉시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다.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중이기 때문에 절차가 끝나야 한다’는 이유를 댄다"면서 윤 대통령이 과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최순실 특검’ 때 파견 검사였던 점을 거론하며 "얼마나 터무니없는 말이냐"고 지적했다.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정당성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 대표는 "특히 대통령 자신의 연루 혐의를 밝히려는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정당성을 갖기는 극히 어렵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이어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입법부가 처리한 법률을 모두 거부하면 삼권이 분립된 민주주의 국가냐"며 "거부권의 오남용은 행정독재 국가가 등장했다는 징표"라고 지적했다.황운하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을 가리켜 "자신에 대한 특검법을 거부한 첫 대통령으로, 헌법상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임정환 기자
NEW

    에디터의 추천
    소설, 한국을 말하다

    ADVERTISEMENT
    조국 “윤, 거부권은 폭탄주 퍼마시듯 사용하는 권한 아냐”
    조국 “윤, 거부권은 폭탄주 퍼마시듯 사용하는 권한 아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0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은 폭탄주 퍼마시듯 마음대로 사용하는 권한이 아니다"라면서 "대통령이 부분의 이익을 위해 거부권을 사용할 경우 공익 실현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조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 수용 촉구 기자회견’에서 "거부권은 절차와 실체에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을 때 한해 행사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채상병 특검법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윤 대통령은 21일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조 대표는 "선거가 끝나고 국회에서는 더 공정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밝히자고 채상병 특검법을 의결해 정부로 보냈는데, 대통령실은 즉시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다.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중이기 때문에 절차가 끝나야 한다’는 이유를 댄다"면서 윤 대통령이 과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최순실 특검’ 때 파견 검사였던 점을 거론하며 "얼마나 터무니없는 말이냐"고 지적했다.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정당성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 대표는 "특히 대통령 자신의 연루 혐의를 밝히려는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정당성을 갖기는 극히 어렵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이어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입법부가 처리한 법률을 모두 거부하면 삼권이 분립된 민주주의 국가냐"며 "거부권의 오남용은 행정독재 국가가 등장했다는 징표"라고 지적했다. 황운하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을 가리켜 "자신에 대한 특검법을 거부한 첫 대통령으로, 헌법상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임정환 기
    “산업환경 급변… 파견대상 제한 풀어야”
    “산업환경 급변… 파견대상 제한 풀어야” 낡은 규제에 머물러 산업 현장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고 불명확한 규정으로 기업들의 인력 수급 부담을 키우는 현행 파견법을 글로벌 기준에 맞게 손봐야 한다는 산업계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기술혁신으로 산업 환경 변화가 가팔라진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고용과 투자를 늘리려면 국제 스탠더드에 역행하는 파견법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파견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따르면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파견대상 업무에 대한 제한이 거의 없고, 사내하도급의 자유로운 활용을 보장하고 있다. 미국·영국은 대상 업무에 대한 규제 자체가 없고, 독일·일본은 극히 일부 업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업무에 파견이 허용된다.반면 우리 파견법은 1998년 파견근로자 고용안정과 인력수급 원활화 등을 위해 도입된 뒤 파견대상 업무를 엄격히 제한하는 방식으로 유지돼 왔다. 현행 파견대상 업무 분류는 2000년에 발표된 제5차 한국표준직업분류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의료 서비스 상담 종사원’(병원 코디네이터)과 같은 새로 생긴 직업을 파견대상 업무로 확정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 낡은 규제가 직업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한국GM 사장으로 재직(2017∼2022년)한 카허 카젬 GM 상하이자동차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업종과 기한을 제한한 한국의 근로자파견법 등은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글로벌 규범 도입 확대 등 한국의 경쟁력 확보 노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GM 최장기 사장을 지낸 카젬 부회장은 지난해 1월 협력업체 직원을 불법 파견한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4월 중국으로 떠나기 전 한국에 대한 투자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파행적인 노사관계’를 꼽은 카젬 부회장은 “노사 문제가 없는 중국에선 경영에 전념할 수 있어 전기차 혁신이 훨씬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쓴소리도 남겼다.현행 파견법은 모호한 도급·파견 구별 기준으로 인한 현장 혼란도 야기하고 있다. 법원은 사내하도급에 대한 불법 파견 판단에 있어 도급 목적 달성을 위해 제공된 작업표준 등도 근로자파견 관계에서의 지휘·명령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최근 생산관리시스템(MES)을 지휘권의 행사로 봐 근로자파견 관계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와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글로벌 수준에 맞춰 규제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시행령 개정을 통해 추가적으로 파견대상 업무를 확대하고, 독일·일본 등 경쟁국 사례와 산업 현장의 수요를 감안해 제조업 직접생산공정 업무에도 파견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확대되고 있는 불법파견 관련 혼란에 대해서는 “현행 파견법 제2조 제1호의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사용사업주의 직접적이고 배타적인 지휘·명령’으로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
    전공의 12명 ‘이탈 0’ 국립나주병원… 환자들 “자리 지켜줘서 너무 고맙다”
    전공의 12명 ‘이탈 0’ 국립나주병원… 환자들 “자리 지켜줘서 너무 고맙다” 나주=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의사들이 파업 중인데 왜 우리 병원엔 의사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나요?”지난 18일 오후 2시 우리나라 최남단 국립정신병원인 전남 나주시 산포면 국립나주병원 내 급성기 병동. 입원 환자들에게 치료 필요성과 방법을 매주 설명하는 ‘질병관리교육’ 시간에 환자 A 씨가 질문을 던졌다. 수업을 진행하던 김영수 간호사는 즉답을 피했다. 교육을 마친 후 김 간호사는 문화일보 기자에게 개인 의견을 전제로 “전공의들이 본인 자리를 지킨 것이라고 본다”며 “입원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봐야 해 전공의들이 그런 결정을 내린 듯하다”고 답했다. 이 병원 전공의 12명은 급성기 병동에서 수련을 받고 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1만여 명이 지난 2월 19일부터 집단 사직해 3개월째 의료 공백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 병원 전공의들은 단 한 명도 이탈하지 않았다.이곳 입원 병동에서 환자들은 안정감을 느끼면서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환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노래방 시설을 이용하거나 탁구를 하곤 했다. 야외엔 의료진과 환자들이 함께 가꾼 텃밭도 꾸며져 있다. 원예요법의 일환이다. 이 병원 병상 수는 195개인데 16일 기준 65명이 입원해 있다. 의사 수는 총 22명이다. 전문의와 전공의 충원율은 각각 83.3%, 100%다. 다른 정신병원에서는 볼 수 없는 높은 수치다. ‘의사 공무원’인 이들 평균 연봉은 지난해까지 1억 원을 밑돌았다. 국내 의사 평균 연봉은 지난 2022년 3억 원을 돌파했다. 이곳 병원 전문의들 평균 연봉은 올해 처우 개선 차원에서 많이 올랐지만 1억5000만 원 안팎이다. 명예와 부가 따르는 의대 교수와 달리 이들은 이름도, 빛도 없이 환자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등 국가재난 상황에서는 가장 먼저 최일선에 동원되는 이들이기도 하다.이날 윤보현(사진) 국립나주병원장은 의료진이 잘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로 ‘상호 신뢰’를 가장 먼저 꼽았다. 윤 원장은 “전공의들과 라면도 같이 끓여 먹고 치맥도 먹으면서 서로 부대끼는 시간이 아주 많았다”며 “요즘 ‘꼰대’랑 잘 안 놀아주는데 아버지뻘 되는 원장과 같이 밥을 먹어줘서 너무 고맙기도 하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불참한 이유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의사집단 내에서 사직하지 않은 전공의를 배신자로 낙인 찍는 만큼 전공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의료계에 따르면 윤 원장은 이번 집단 사태가 터지기 전 의료 상황이 안 좋아지면 국립병원이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고 의사들을 다독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장은 이곳 병원에서 공보의를 마친 후 1994년 5월 의무사무관(5급)으로 시작해 30년 동안 이 병원을 일궜다. 의사를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지역인재 전형을 꼽았다. 윤 원장은 “우리 전문의들은 다 우리 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전문의를 딴 후 여기 남은 분들”이라며 “요즘 지방 의대는 전국구인데도 광주·전남이 고향인 의대생이 지역병원에서 수련 받는다면 이곳에서 의사생활을 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양극성 장애로 두 번째 입원한 환자 B 씨는 “원장님을 주축으로 의사와 간호사들이 환자 치료에 중점을 두고 있어 너무 고맙다”며 “전공의들이 만약 의사단체에 협조했다면 이곳도 마비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날 응급병동도 정상적으로 운행됐다. 환자 의사에 반하는 강제 입원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의사들 면담은 보호자들이 힘들어할 정도로 꼼꼼하다. 응급병동 관계자는 “응급입원만 해도 당직 선생님이 짧아야 한시간 반에서 길면 두시간 가까이 면담한 후 입원을 최종결정한다”며 “보호자들이 다른 과처럼 빨리 입원했으면 좋겠다면서 오래 진료한다고 힘들어한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에는 정신응급대응을 담당하는 전남경찰청 현장지원팀도 상주하고 있
    ‘이란 2인자’ 라이시 권력 공백… 중동 대혼란 불가피
    ‘이란 2인자’ 라이시 권력 공백… 중동 대혼란 불가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추락하면서 세계 각국이 살얼음판인 중동 정세가 다시 한번 격랑에 휩싸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의 2인자이자 강경파인 라이시 대통령 부재 시 경제난과 테러 피해 등으로 집권 세력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 이란 내부에서 정치적 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20일 알자지라는 이란 구조팀이 전날 라이시 대통령을 태우고 이동하다 이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지대에 추락한 헬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란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대통령 등 헬기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란 측은 헬기가 착륙 도중 전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피르 호세인 콜리반드 이란 적신월사 대표는 “헬기를 향해 이동 중”이라면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동아제르바이잔 주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 라이시 대통령 사고 소식에 세계 각국은 향후 중동 정세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란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제재 회피에 도움을 받아온 러시아는 이날 “모든 지원”을 약속하며 구조 전문가 47명을 이란으로 급파했다. 이란과 함께 ‘저항의 축’으로 불리며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예멘 후티 반군 등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서 우리는 이란 이슬람공화국과 그 지도부, 정부 및 국민과 완전한 연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중동 국가들도 이란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반면 이란에 제재를 가해 온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반응을 삼가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조지아주를 방문하고 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해당 사고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만 밝혔다. 미 국무부도 성명을 통해 상황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X에 “EU 회원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상황을 긴밀히 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아야톨라 알리 세예드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나서 “국정 혼란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라이시 대통령 유고 시 50일 이내 대선을 치러야 해 내부 정치적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대통령 자리를 노리는 고위 관료들의 권력 경쟁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서방의 제재에 따른 경제난과 이슬람국가(IS)의 테러, 히잡 시위 유혈 진압 등으로 이란이 친정부파와 반정부파로 분열돼 있어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3월 이란 총선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인 41%에 그치는 등 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아진 상태다.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
    2030에게 시집은 ‘쇼트폼’ 가장 힙하다
    2030에게 시집은 ‘쇼트폼’ 가장 힙하다 매해 최저치를 경신 중인 성인 독서율은 올해 발표된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도 사상 최저치인 43%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책 읽지 않는 시대’를 확인시켰다. 그러나 면면을 뜯어보면 모두가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아니다. 특히 20대의 독서율은 74.5%를 기록했으며 성인 독서율 중 가장 높았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20대는 좀 더 책을 읽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같은 모습은 지난 2월 영국 언론 가디언이 “Z세대가 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보도와 겹쳐지며 활력을 잃은 서점가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놀랍게도 20대 독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강의 교재·자기계발서뿐 아니라 ‘시집’이다. ‘시’라고 하면 교과서에 수록돼 각종 수사법을 분석해야 한다는 이미지적 편견이 있지만 실제 Z세대의 생각은 다르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시집전문서점 ‘위트앤시니컬’에서 열린 박연준 시인의 낭독회 자리의 절반은 20∼30대가 채웠다. 경기 구리시에서 낭독회를 찾았다는 20대 독자는 “올해 20권의 시집을 읽고 10번의 낭독회에 가는 것이 목표”라며 “시의 다채로운 모습이 매력적이고 시집 자체도 예뻐 소장하기 좋다”고 말했다. 서점을 운영하는 유희경 시인은 “처음 서점을 연 2016년만 해도 20대 고객은 30%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매출의 70∼80%를 20대 독자들이 차지해 그 열기를 확실히 체감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낭독회가 끝난 뒤에도 젊은 독자들은 저마다 3∼5권의 시집을 더 구매하며 기자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시집을 추천하기도 했다.시집을 향한 젊은 독자들의 애정은 대형 서점의 판매율 집계를 통해 명확히 드러난다. 교보문고의 2023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20대는 전체 시집 판매 비중의 25%를 차지했고 30대는 20.4%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통상적으로 구매력이 높은 40대가 가장 높은 구매 비중을 기록하는 다른 분야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서점 관계자는 “시집 판매 자체가 4.1% 증가했는데 20대가 증가세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서점에서 시집 매대를 둘러보고 있던 20대 최호연 씨는 “태어나서 올해 처음으로 시집을 구매해봤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SNS를 통해 친구가 찍어 올린 표지가 마음에 들어 구매했지만 읽다 보니 다른 장르보다 오히려 진입장벽이 낮아 흥미를 붙이기 쉬웠다”면서 “선택의 폭이 넓고 나만의 감성을 드러낼 수 있어서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20대들이 시집을 선호하는 경향에 대해 장은수 출판평론가는 “현대 사회가 빠른 속도로 변하는 만큼 20대들의 정서도 하나의 언어로 표현될 수 없다”며 “안희연, 양안다, 박은지, 육호수 등 20대들이 스스로 좋아하는 감수성과 언어를 갖춘 시인들을 발견해내고 팬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 100권 넘는 시집을 소장하고 있다는 한 20대 여성 독자에게 시의 매력에 대해 묻자 “젊은 시인들의 시집은 짧은 길이를 통해 수시로 달라지는 마음과 기분의 변덕을 다른 장르보다 시원하게 공감해준다”며 “안미옥 시인의 시에 푹 빠졌다”고 답했다.이와 같은 경향성은 시집을 출간하는 출판사들에서도 감지된다. 문학과지성사 대표인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한국은 외국과 달리 새로운 젊은 독자가 시집 시장에 꾸준히 유입된다”고 말하며 “문학 중 ‘쇼트폼’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가 예측할 수 없는 언어를 통해 젊은 독자들에게는 ‘힙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젊은 독자들이 원하는 새로운 언어, 감각, 형식을 가진 젊은 시인을 계속 발굴해야 독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교보문고 자료에 따르면 1997년생 고선경 시인의 ‘샤워젤과 소다수’(문학동네), 박은지 시인의 시집 ‘여름상설공연’(민음사)을 구매한 독자 중 20대 비중은 각각 58.6%와 57.1%를 차지했다. 이 대표의 말처럼 20대 독자와 젊은 시인의 감성이 맞아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
    1977년 5월 20일 멈췄던 ‘오리엔트 특급’… 복원 작업 진행중
    1977년 5월 20일 멈췄던 ‘오리엔트 특급’… 복원 작업 진행중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출발해 프랑스 파리로 향하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 폭설로 열차가 멈춰선 밤, 승객 한 명이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12명의 용의자가 있지만 모두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다. 열차에 타고 있던 명탐정 에르퀼 포와로는 현장에 남겨진 단서와 용의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풀어나간다.영국 추리소설의 거장 애거사 크리스티의 대표작 ‘오리엔트 특급 살인 사건’은 1974년과 2017년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작품의 무대가 된 오리엔트 특급 열차는 벨기에 CIWL사가 1883년 운행을 시작한 대륙 횡단 열차다. 프랑스 파리에서 독일 뮌헨, 오스트리아 빈, 헝가리 부다페스트, 루마니아 부쿠레슈티를 거쳐 튀르키예 이스탄불까지 약 3000㎞를 달렸다. 마호가니 목재로 장식한 실내는 오리엔탈풍의 카펫과 벨벳 휘장, 고급스러운 가구들로 꾸며졌고, 침대차와 식당차를 갖췄다. 호화 열차의 대명사로 왕족과 귀족, 사업가 등이 애용했다. 유럽 상류층들은 고급 사교장으로 활용했고,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소설과 영화의 배경이 됐던 열차는 1977년 5월 20일 역사 속으로 퇴장했다.앞서 오리엔트 특급은 1차 세계대전으로 운행이 중단됐다가 1919년 재개됐다. 1930년대가 열차의 최고 전성기였다. 2차 세계대전으로 운행이 다시 중단됐다가 1947년 재개됐지만, 경제적 손실이 막대했다. 당시에는 가장 빠른 특급 열차였으나 점점 비행기에 밀려 설 자리를 잃었다. 파리에서 이스탄불까지 60시간이 걸렸는데 비행기는 4시간 만에 주파했다. 결국 오리엔트 특급은 운행을 멈췄고, 구간이 축소된 노선으로 이름을 유지하다 초고속 열차와 저가 항공의 등장으로 2009년 유럽 열차 시간표에서 사라졌다.‘꿈의 열차’로 불린 오리엔트 특급은 정규 열차로서는 운행을 중단했지만, 호화 열차 여행으로는 살아남았다. 고급 호텔·리조트 체인 벨몬드의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VSOE)’이다. 미국의 사업가 제임스 셔우드가 오리엔트 특급을 포함해 1920년대 객차를 사들여 오리엔트 특급처럼 화려하게 되살렸고, 1982년 영국∼밀라노∼베니스 노선으로 운행을 시작했다. 2018년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회사를 인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세계적인 호텔 체인 그룹 아코르도 오리엔트 특급을 복원해 2025년 선보일 예정이다. 유럽 전역을 뒤져 1920·1930년대 실제 운행했던 오리엔트 특급을 찾아냈고, 전설 속 열차를 개조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승객들은 열차를 타고 10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