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조국신당’은 불가…“‘祖國’은 당명에 사용 가능”
선관위, ‘조국신당’은 불가…“‘祖國’은 당명에 사용 가능”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창당을 추진하는 ‘조국신당’을 정당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을 불허했다.중앙선관위는 26일 위원회의에서 이같이 의결하고, 조국신당 창당준비위원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중앙선관위는 "현역 정치인의 성명을 정당의 명칭에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것은 정당의 목적과 본질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불허 이유를 설명했다. 2020년 안철수 의원이 추진한 ‘안철수신당’ 명칭도 같은 이유로 불허된 바 있다.중앙선관위는 다만 이번 불허 결정이 당명에 ‘조국’ 단어를 아예 포함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치인 ‘조국’(曺國)이 아닌 조상 때부터 대대로 살던 나라를 뜻하는 ‘조국’(祖國)이라면 당명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창당준비위원회가 사용 가능 여부를 질의한 ‘조국(의)민주개혁(당)’, ‘조국민주행동(당)’, ‘조국시민행동(당)’ 등의 사용은 가능하다고 중앙선관위는 답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조국신당은 정치인 이름과 우리나라라는 중의적 의미가 담겨 있지만, 이미 정치인 신당이라는 인식이 강해 안철수신당과 같은 사례로 본 것"이라며 "우리나라라는 조국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당명은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나와 "이미 국민들이 조국신당이라고 부르고 있어서 전혀 다른 이름으로 하게 되면 국민들이 연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치인 조국이 아니라 우리나라 조국으로 이해되는 당명을 선관위에 제출해야 하고, 선관위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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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습은커녕… 민주 공천 갈등 점입가경
    수습은커녕… 민주 공천 갈등 점입가경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불공정 공천’ 논란 수습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국 기존 결정을 번복하지 않으면서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정필모 의원의 사의로 공석이 된 당 선거관리위원장에도 ‘친명’(친이재명) 박범계 의원을 선임하기로 하면서 수습은커녕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마이웨이’ 공천 기조만 더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심야 최고위에서 4시간 가까이 토론을 벌였으나 서울 은평을에 강병원 의원과 친명계 김우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운영위원장의 경선을 그대로 치르기로 했다. 김 위원장이 강원도당위원장을 역임하다 이 대표 체제에서 돌연 은평으로 지역구를 옮겨 ‘자객 공천’이란 논란이 인 바 있다. 지도부는 아울러 이날 오전 인천 현장 최고위에서 박 의원을 당 선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의결했다. 선관위원장을 맡았던 정필모 의원이 지난 21일 돌연 사퇴하면서 공천 잡음을 수습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박 의원 역시 친명으로 공정한 공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당내에서도 공천을 둔 ‘내부 저격’이 잇따르는 등 공천 파열음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 광산갑 이용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상대인 박균택 전 광주고검장을 겨냥해 “검사독재정권 심판이라는 민주당 총선 기조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고검장 출신 정치신인가산점 20% 적용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박 전 고검장은 이 대표 변호인 출신이다. 경기 분당갑 예비후보인 김지호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홍익표 원내대표를 향해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의 분당갑 전략공천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부터 2차 경선이 시작되는 만큼 이번 결과에서 비명(비이재명) 의원들이 대거 탈락할 경우 ‘불공정 공천’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서 발표된 1차 경선 결과와 ‘컷오프’에 반발해 현역 의원들이 재심 신청을 하거나 탈당, 단식 농성까지 벌이면서 당 공천 잡음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한편,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황운하 민주당 의원(대전 중구)이 4·10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19일 불출마 회견을 돌연 취소한 지 일주일 만으로, 당내 ‘공천 잡음’에 따른 희생을 표면적 이유로 내세웠으나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고려해 스스로 거취를 정한 것으로 보인다. 황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기꺼이 희생양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
    대형마트 ‘감원 한파’… 1년새 3사 직원 2500여명 짐쌌다
    대형마트 ‘감원 한파’… 1년새 3사 직원 2500여명 짐쌌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와 e커머스·편의점 등 경쟁 유통업체의 성장, 각종 영업규제로 사면초가에 내몰린 대형마트 업체들이 지난해 1년간 직원 2500명 이상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휴일 의무휴업 제도, 영업제한 시간 온라인 배송 금지 등 다른 유통업체가 받지 않는 규제에 발목이 잡혀 경영 부담이 커지자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26일 문화일보가 국민연금공단 사업장 고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국내 주요 대형마트 3사 직원은 총 5만4696명으로 전년(5만7198명) 대비 2502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1215명)가 직원 감소 폭이 가장 컸고 롯데마트(660명), 홈플러스(627명)가 뒤를 이었다.대형마트 점포 수 역시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마트(할인점 기준)는 2022년 136개에서 지난해 133개로 줄었고 홈플러스는 같은 기간 133개에서 131개로, 롯데마트는 112개에서 111개로 줄었다. 고용 규모, 점포 수가 동시에 줄어들면서 대형마트가 유통업계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쪼그라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업계 매출 중 대형마트의 비중은 12.7%로 백화점(17.4%)은 물론 편의점(16.7%)보다도 작았다. 지난 2014년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7.8%로 10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온라인 소비 일상화로 유통시장 환경이 변한 만큼 대형마트 업계는 영업규제를 풀어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관련 법 개정은 차일피일 밀리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형마트 규제 완화가 골목상권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를 통한 규제 완화가 어렵게 되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앞장서 규제를 풀고 있다. 지난해 2월 대구시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변경한 데 이어 서울 서초구·동대문구도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꿨다.이런 가운데 국내 유통시장은 초저가 상품을 내세운 중국 플랫폼의 공습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직접구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는 동원F&B·대상·삼양식품·풀무원 등 다수 국내 식품기업들이 입점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플랫폼이 국내 유통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대형마트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
    ‘신변보호’ 김혜경, 재판 출석…변호인 “황당한 기소”
    ‘신변보호’ 김혜경, 재판 출석…변호인 “황당한 기소” 전날 신변보호 요청을 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26일 법원에 출석했다. 김 씨의 변호인 법무법인 다산 김칠준 변호사는 26일 “기소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설마 기소할까 했는데, 너무 황당한 기소”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날 김혜경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첫 재판 출석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김씨의 측근인) 배모 씨 사건이 재작년 기소됐는데, 당시 수사 자료나 관계자 진술 어디에도 공모했다고 볼 근거가 전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심지어 기부 행위 행위자도 (배씨 공소장에) 김혜경 여사 이름이 있었지만, 재판부가 명확히 하라고 해서 빠졌다”며 “이후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것도 아니다. 이렇게 뒤늦게 기소했다는 것은 아무리 정치 검찰이라고 해도 이건 해도 해도 너무했다는 게 저의 솔직한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와 함께 법원으로 걸어 온 김혜경 씨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날 수원지법은 신변 및 신상정보 보호 협의회를 열어 김씨 측이 지난 23일 신청한 신변 보호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김씨는 법원 보안 관리대 등 직원 경호를 받으며 법원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출석 과정에서 별다른 소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김씨는 이 대표의 당내 대선 후보 경선 출마 선언 후인 2021년 8월 2일 서울 모 음식점에서 당 관련 인사 3명 및 자신의 운전기사·변호사 등에게 총 10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기부행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앞서 검찰은 김씨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소시효가 정지된 지 1년 5개월 만인 이달 14일 수사를 마무리하고 그를 재판에 넘겼다. 김 씨의 공직선거법 공소시효는 측근이자 공모공동정범으로 분류된 경기도청 전 별정직 5급 공무원 배모 씨가 공소시효 만료를 하루 앞둔 2022년 9월 8일 재판에 먼저 넘겨지면서 정지됐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공범이 기소되면 다른 공범에 대한 공소시효는 기소된 공범의 재판이 확정되기 전까지 정지될 수 있다.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선고받은 배씨는 기부행위 관련 공소 사실을 인정했다.박세영 기
    휴전 재개 눈앞… 이 ‘라파 공격’은 변수
    휴전 재개 눈앞… 이 ‘라파 공격’은 변수 이스라엘 측의 결렬 선언 이후 열흘 만에 다시 열린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협상을 두고 중재국 미국이 “기본적인 윤곽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히면서 휴전 재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개전 이후 한 차례 휴전(2023년 11월 24일~12월 1일)으로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간의 교환을 진행 바 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휴전이 재개되더라도 가자지구 남부도시 라파에 대한 공격을 강행할 것이라고 시사하면서,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 공격 여부가 남은 휴전 협상에서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5일 CNN과 NBC 등에 잇따라 출연해 “이스라엘, 미국, 이집트, 카타르 대표들이 임시 휴전을 위한 인질 협상의 기본 윤곽에 대해 합의에 이르렀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도출하기 위한 측면에서의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궁극적으로 하마스가 인질 석방에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카타르와 이집트를 통해 하마스와 간접적인 토론도 있어야 한다. 그 작업이 현재 진행 중”이라며 “향후 수일 내에 이 사안에 대한 확고하고 최종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재 4개국이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 중인 인질 및 휴전 협상은 이스라엘의 반발로 결렬된 지 열흘 만인 지난 23일 재개됐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등은 이스라엘에 하마스가 40명 정도의 인질을 석방하면 6주간 휴전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전달했다. 지난해 휴전에서는 이스라엘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3명을 풀어주는 것으로 휴전한 바 있다. 하지만 휴전 일주일 후 하마스 측에서 석방할 인질 명단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서 휴전은 마무리됐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협상에 대해 “하마스가 망상적인 주장에서 벗어나 현실적으로 되면 우리가 원하는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라파에 대한 군사작전과 관련, “협상이 이뤄질 경우 그것은 어느 정도 미뤄지겠지만, 결국 (공격을) 하게 될 것”이라며 “만약 협상이 불발될 경우 우리는 어찌 됐든 그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라파에서) 민간인들을 대피시킬 필요성에 대해서는 나와 미국 간 이견은 없다”며 민간인 대피 계획이 마련됐음을 시사했다. 이에 하마스 고위 관리인 사미 아부 주흐리는 “그가 (휴전 및 인질 석방) 합의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폭격과 유혈사태를 지속하면서 협상을 추구한다”고 비판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이스라엘·하마스 간에 논의 중인 휴전이 성사되더라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은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하마스 지지 차원에서 전쟁에 개입해 왔다.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
    내가 이 세상을 다녀간 그 이유… 신이 내게 준 선물은 무엇일까
    내가 이 세상을 다녀간 그 이유… 신이 내게 준 선물은 무엇일까 독설을 생활화하는 선배가 계셨다.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는 젊은 매니저가 하루는 넌지시 말했다. “저 좀 밀어주세요.” 그분이 진지하게 답했다. “그래 옥상에 올라가자.” 일화가 더 있다. 조금 유명해져서 인사하는 각도가 예전과 달라지자 그분이 먼저 말을 건넸다. “너 요즘 떴더라.” “아직 멀었죠.” “그 정도 뜨면 됐지. 아주 누렇게 떴던데.” 상반된 의미인데 발음과 표기가 같은 단어 중에 ‘빠지다’도 빠질 수 없다. 게임에 빠진 청소년에게 함께 어울리는 그룹에서 너는 좀 빠지라고 말하면 어떨까. 그 친구는 당장 실의에 빠질 거다. 어떤 분야에서든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는 일은 쉽지 않다. 성악가 조수미가 카이스트의 명예 과학기술학 박사가 됐다. (현재 초빙 석학 교수이기도 하다) ‘안 끼는 데가 없네’ 그러나 당사자가 걸어온 길과 카이스트의 핵심 가치(도전·창의·배려)를 펼쳐보니 머리가 끄덕여진다. 기준에 맞는 탁월한 성취가 없다면 그런 데서 부를 리가 없을뿐더러 당사자도 그런 자리에 끼기 어려울 것이다. 조수미는 “과학기술을 접목한 예술로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연구 과정에 최선을 다해 동참하겠다”고 화답했다. 앞으로 인공지능(AI) 피아니스트의 반주에 맞춰 그녀의 20대 젊은 시절 목소리 데이터를 활용한 아바타 공연도 보게 될 거다.“그 시간에 노래나 불러라.” “그럴 시간에 연습했다면 더 훌륭한 음악인이 됐을 텐데.” 그러나 맨날 연습실에 있고 외부활동 없이 오로지 공연에만 매진했다면 문외한들은 조수미라는 존재는 물론 그녀가 연결해준 클래식의 세계에 대해 지금 같은 친근함은 덜 느낄 거다. 이게 바로 ‘낄끼빠빠’의 딜레마다. “알아서 오겠지.” 소문을 안 낸 잔치는 손님이 찾아주질 않아서 아까운 음식을 버리게 된다. 결국 잔치를 잘하려면 음식이 좋아야 하고 그걸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그녀는 심지어 예능PD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재능과 명성에 비하면 섭외 문턱을 과감하게 낮췄다는 얘기다. ‘무릎팍도사’(2008년 12월 10일)에 출연해서 본인의 육성으로 직접 전한 희로애락의 성장 스토리는 언젠가 제작될 전기영화에 생생한 자료로 남을 터이다. 과거엔 학급마다 미화부장이 있었다. 교실을 아름답게 꾸미는 역할이다. 교실은 가능할지 몰라도 진실은 미화가 안 된다. 인생의 미화는 기껏해야 장식이거나 분식, 가식일 뿐이다. 한때 조수미가 과감하게 대학을 중퇴하고 유학 간 걸로 알려지기도 했는데 본인이 방송에서 그걸 바로잡았다. 입학(그것도 수석) 후 연애에 빠지는 바람에 수업에 빠졌고 결국은 출석 일수 미달로 제적. 여기서 그냥 수렁에 빠졌다면 음악동네의 주민등록조차 말소됐을지 모른다. 최근 인터뷰에서 조수미는 가장 애정이 가는 노래로 드라마 ‘명성황후’에 나온 ‘나 가거든’을 꼽았다. (이럴 때 ‘가장’ 앞에는 ‘지금’이라는 단어가 생략된 걸로 보아야 한다. 나중에 얼마든지 마음이 바뀌어 다른 답을 내놓을 수도 있기에) 가사 중에 ‘내가 이 세상을 다녀간 그 이유’라는 부분이 나온다. 후세의 사람들은 조수미가 세상을 다녀간 이유를 뭐라 가늠할까. 엄청나게 노래를 잘 부른 천재 소프라노? 홍보와 자기관리에 성공한 월드 스타?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조수미의 목소리를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과연 신이 한 사람에게 축복을 몰아줬을까. 뭔지 몰라서 그렇지 신은 우리 모두에게 선물을 주셨다. 창의에 대한 보답은 성의다. ‘나 가거든’의 가사는 이렇게 끝난다. ‘부디 먼 훗날 나 가고 슬퍼하는 이 내 슬픔 속에도 행복했다 믿게’ 그녀는 슬픔조차도 선물꾸러미에 넣을 줄 안 듯하다. 천상의 목소리에만 빠져 있던 우리는 거기서 조용히 빠져나와야 한다. 그리고 내가 받은 선물이 무엇인지 찬찬히 바구니를 풀어보아야 한다. 그녀가 전한 지혜. 내가 받은 건 축복이고 함께 나누는 건 행복이다. 작가·프로듀서·노래채집
    “‘예수 영화’ 제가 40년 추구한 사랑테마의 결정판”
    “‘예수 영화’ 제가 40년 추구한 사랑테마의 결정판” 배창호(71) 감독은 요즘 주변 사람들로부터 “점점 더 멋있어진다”는 말을 듣는다. 얼굴 피부가 맑아서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데다가 옷을 잘 챙겨입기 때문이다. “젊었을 땐 용모, 복장 같은 것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인다고 했지요(웃음). 결혼한 이후 아내가 관리를 해 주니 달라졌을 거예요.”그는 규칙적 생활로 건강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술과 담배를 끊은 지 오래됐으며, 서울 구의동 집 근처의 아차산에 자주 오른다.“작은 일이라도 열심히 하며 일상을 잘 살려고 합니다. 서울을 비롯한 각 지역의 영화동호회, 교회 등에서 초대를 하면 기꺼이 가서 강연을 하지요. 최근엔 한국-베트남 합작영화 추진위원 자격으로 하노이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그는 작년에 이장호 감독, 손정순 작가출판사 대표 등과 함께 ‘최인호 청년문화상’ 제정에 앞장섰다. 그가 젊은 시절 영화계 혜성으로 각광 받은 것은 연세대 동문이었던 최인호 작가와의 동행 덕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982년 ‘꼬방동네 사람들’로 연출 데뷔한 그는 최 작가와 손을 잡고 ‘고래사냥’ 등의 작품을 잇따라 흥행시켰다. ‘한국의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1980년대 한국영화 도약을 이끌었다. 1990년대 이후엔 한국 미학의 정체성을 탐색하며 자신만의 작가적 영토를 개척했다. 1993년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유미 씨와 결혼한 후 아내가 주인공인 작품들을 만들기도 했다. 21세기 들어 건국대 영화예술학과 교수(2004∼2007)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영화 연출을 지속했으나, 2010년 ‘여행’이 메가폰의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그의 몸과 마음은 늘 영화 쪽에 머물러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집행위원장(2018∼2022) 등으로 기여했다.“아시다시피, 제가 대학 다닐 때 경영학을 공부하고 종합상사에서 일한 적이 있어서 영화제 조직 운영 같은 것도 잘하는 편이에요. 울주산악영화제를 통해 젊은 세대와 교류하며 새로운 걸 많이 느꼈어요. 하지만 집행위원장 임기가 남았음에도 스스로 그만뒀어요. 예수 그리스도에 더 집중하자는 생각 때문이었지요.” 그가 말하는 ‘예수 그리스도’는 기독교 영화이다. 신약성서 4복음서를 원전으로 예수의 생애를 다루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것이 독실한 신앙인이자 영화감독인 그의 포부이다. “그리스도를 다룬 기존 영화가 많고, 유튜브 영상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성서에 정확히 근거하면서도 이 시대에 맞게 대중적으로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40년 동안 영화를 하며 지속적으로 추구한 테마가 ‘사랑’인데, 가장 위대한 사랑이 예수 그리스도 이야기에 있지 않겠습니까.”9년 전에 쓴 시나리오 초고는 벌써 20번 넘게 고쳤다. 2시간짜리 영화로는 3부작, OTT 작품으로 하면 8부작으로 구상했다. “국제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싶어서 제작 파트너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앙적으로 말하면, 제 능력만으로는 안 되고 주님이 이끌어 주셔야 하는 일이지요.”그는 프로젝트에 아직 진척은 없으나 의지를 굳게 갖고 있다고 했다.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소명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벤허 등 명작이 사라진 시대에 예술성, 보편성이 합쳐진 영화를 세상에 내놓고 싶으니까요. 그래서 하루하루 충실히 살며 그리스도께서 허락하시는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장재선 전임기자 jeijei@munhw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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